마스슈타인(Maßstein) — 시간을 이어주는 기준의 돌

오스트리아 빈의 중심에는 슈테판 성당이라는 웅장한 고딕 건축물이 있습니다. 도시 한복판에 우뚝 솟아 있는 이 성당은, 수많은 여행자와 예술가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장소이자, 빈 시민들에게는 오래된 자부심 같은 존재라고 하네요.

이 성당의 건축은 무려 1147년에 시작되어 약 360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단 한 세대의 손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 수백 년에 걸쳐 수많은 장인들의 손과 마음이 더해진 결과였지요. 특히 136미터 높이의 남쪽 탑은 도시의 하늘선을 장식하며, 지금까지도 빈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모차르트가 결혼식을 올리고, 장례식이 치러졌던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성당에 얽힌 이야기 중, 제 마음을 가장 사로잡았던 건 조금 뜻밖의 장면이었습니다.
바로 성당 외벽에 부착된 ‘마스슈타인(Maßstein)’이라는 기준석이었어요.

이 작은 석판에는 두 개의 철제 막대와 하나의 둥근 원형이 새겨져 있습니다. 철제 막대는 당시 사용된 벽돌이나 석재의 표준 치수를, 원형 표식은 장인들에게 배급되던 빵의 크기를 기준 삼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사람이 바뀌어도, 이 기준만은 변하지 않기에 — 누가 이어받아도 같은 방식으로 쌓아 올릴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슈테판 성당이 36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흔들림 없이 이어질 수 있었던 건, 이렇게 작지만 분명한 기준이 늘 제자리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의 기술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지켜야 할 원칙이 있고, 그에 따라 정확히 측정하는 과정이 쌓여야 비로소 기술은 신뢰를 얻고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고, 그 한계도 극복할 수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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